
폭염 속 등장한 ‘돌핀’, 왜 이렇게 주목받나
연일 35도를 웃도는 폭염과 잠 못 이루는 열대야가 이어지는 가운데, 제13호 태풍 ‘돌핀(DOLPHIN)’이 빠르게 세력을 키우며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현재 한반도 상공에는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동시에 자리 잡은 ‘열돔’ 현상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 견고한 고기압 구조를 흔들어 놓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변수로 돌핀이 지목되고 있다.
발생부터 지금까지 — 급속도로 강해지는 세력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돌핀은 지난 27일 괌 동쪽 먼바다에서 발생했다. 발생 당시 중심기압 988hPa, 최대풍속 초속 23m의 소형 태풍이었으나, 서태평양 해상을 지나며 빠르게 에너지를 흡수해 세력을 급격히 키우고 있다.
29일 오전 3시 기준 괌 동쪽 약 2,720㎞ 해상에서 서북서진하며 ‘강도 3’ 세력을 유지했고, 30일 오전 9시에는 ‘강도 4’로 강해졌다. 기상청은 30일 오후 9시경 중심기압 905hPa, 최대풍속 초속 58m의 ‘초강력(강도 5)’ 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도 5는 건물이 무너지거나 철탑이 꺾일 정도의 파괴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31일에는 정점 세력에 이를 전망이다.
예상 경로 — 일본 남쪽 먼바다로?
현재까지 발표된 예상 경로를 보면, 돌핀은 서북서 방향으로 이동한 뒤 점차 북서쪽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예측된다. 8월 3일 오전에는 일본 도쿄 남동쪽 약 1,610㎞ 해상까지, 8월 4일경에는 일본 열도 방면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나온 예보만 놓고 보면 돌핀이 한반도를 직접 관통하거나 근접하는 경로는 포함돼 있지 않다. 다만 예상 위치의 70% 확률반경이 440㎞에 달할 만큼 진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
진로를 좌우하는 열쇠, 북태평양고기압
국가태풍센터는 현재 한반도를 덮고 있는 강한 북태평양고기압의 변동에 따라 태풍의 진로가 매우 유동적이라고 설명했다. 태풍은 일반적으로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하는 경향이 있는데, 북태평양고기압이 서쪽으로 확장하면 태풍이 한반도 쪽에 더 가까운 경로로 휘어질 가능성이 생기고, 반대로 고기압이 약화되면 일본 남쪽 먼바다를 따라 동쪽으로 빠져나갈 공산이 크다.
실제로 국내외 수치예보 모델 간에도 편차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 방면 상륙 가능성과 일본 방면 통과 가능성이 엇갈리고 있으며, 일부 유럽 모델에서는 서해안 진입 시나리오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어 8월 첫째 주까지 발표를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다.
참고할 만한 선례 — 태풍 ‘바비’의 경우
이달 15일, 제9호 태풍 ‘바비’는 중국 내륙에서 세력을 잃어가는 과정에서 수증기를 한반도 쪽으로 밀어 넣었고, 그 영향으로 북태평양고기압이 제주 남쪽까지 밀려나며 서울 낮 최고기온이 26.2도까지 떨어지는 효과가 나타났다.
다만 돌핀은 현재 예상 경로상 일본 남동쪽 먼바다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바비와는 다른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폭염을 밀어낼까, 더 심하게 만들까
태풍이 북태평양고기압을 약화시키거나 밀어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면 폭염이 다소 누그러질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하며 덥고 습한 공기를 밀어 넣는 흐름을 만든다면, 오히려 체감온도가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제주지방기상청 관계자는 현재로선 단정하기 어려우며, 이번 주말을 전후해 상호작용이 구체화되면 더 정밀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을 대비한 점검 사항
직접 상륙 가능성은 낮게 평가되지만, 초강력 태풍인 만큼 창문·지붕 점검, 손전등·배터리 준비 등 만약을 대비한 점검을 미리 해두는 것이 좋다. 태풍 통과 후에는 끊어진 전선이나 침수 도로를 피하고 가스 누출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정리하며
태풍 ‘돌핀’은 발생 이틀 만에 소형 태풍에서 초강력 태풍으로 발달할 정도로 세력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현재까지 경로만 놓고 보면 한반도 직접 상륙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수축 정도에 따라 시나리오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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